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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람/월기

까망이와 망고

by 코니코니다코니 2022. 1. 17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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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 여름

회사에서 점심시간이면 차에 가서 쉬곤 했는데

유독 자주 보이던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.

삼색인걸로 보아 여자 아이 같았고

그 아이는 지금 바로 내 앞에서 숨을 멎어도 

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앙상했다.

 

물을 한 번 챙겨줬다.

먹었는지는 모르겠다.

 

편의점에 갔을 때 삼색이 생각이 나서

3개들이 츄르를 샀고 가슴 속에 품고 다녔다.

 

그리고 까망이는 한참을 보이지 않았다.

가슴 속에 품고 다니던 추르 3개 중

2개는 다른 고양이에게 주고

하나는 혹시 모를 까망이를 위해 

가지고 다녔었는데 이 후로도 한참을 까망이는

모습을 보이지 않았다.

 

사실 마음속으론 나도 모르게,

그리고 내 마음대로

까망이를 추모하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.

 

그러던 지금 겨울,

까망이를 봤다.

 

조금 떨어진 영역에서였다.

 

까망이
망고

 

내 마음대로 이름 붙인 망고라는 녀석과

살림도 차린 거 같았다(개인적인 의견)

꼭 부부처럼 꼭 붙어있었는데

(나중에 보니 그냥 망고는 여기저기 친화력이 좋은 아이)

 

그런데 내 마음이 어땠냐면

그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던 아이가

그 여름을 견뎌주어 고맙고

또 이 겨울을 버티는 중이라는 게

참..

 

 

길고양이

 

털을 잔뜩 찌운채로 

서로의 온기에

혹은 지푸라기에 본인의 온기를 저장하며

오늘도 열심히 버텨낸다.

 

계속 눈에 보이고 마음이 쓰여

처음으로 삶은 달걀을 가져다 준 날.

 

일상이 사냥인 애

 

까망이도 망고도 잘 먹어 그릇이 깨끗해 기분이 좋았다.

그리고 최측근 중 냥이집사인 히코에게 

사료 등 조금 얻어서 챙겨주기

 

길고양이 사료

 

너무 착한 망고

까망이는 안보였고 다른 고양이가 와서 허겁지겁 밥을 먹는데

뺏어 먹지 않고

저 아이가 다 먹고 나서 남은 걸 먹던 망고

 

지붕위에서 햇빛 받으며

 

그리고 토요일 근무이던 저번 주

택배 박스에 불현 듯 길고양이 집을 만들어야지! 하고

의식의 흐름대로 비닐을 붙이고

나름 보온조치를 해서 길고양이 집을 만들었다.

 

길고양이 집
길고양이 겨울집

 

물론 아무도 들어가진 않는다.

 

 

 

유독 달이 아름다웠던 그 날

타워에는 달이 걸려 낭만적이었고

또 그 날 대구 집에 가는 길

그 달도 아름다워

우리는 모두 같은 달을 보고 있구나.

왜인지 위로가 됐다.

 

 

그리고 엊그제

길고양이 사료를 주문했다.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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